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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광동진 행업으로 수많은 불자 이끄셨는데…”

한국불교태고종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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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호당 지명 대종사 장의위원장이자 원로회의 의장 호명 스님이 영결사를 하고 있다.
 

한국불교태고종 원로의원 현호당(玄虎堂) 지명(智明) 대종사 영결식이 3월 9일 화순 불선산 학천사에서 원로회의장으로 엄수됐다.

현호당 지명 대종사 장의위원회(위원장 호명 스님, 원로회의 의장)는 이날 총무원장 상진 스님을 비롯해 종회의장 시각 스님, 호법원장 혜일 스님, 교육원장 재홍 스님, 선암사 방장 지암 스님, 주지 승범 스님과 문도, 유족, 신도 등 300여 명이 자리한 가운데 영결식을 갖고 대종사의 생전 업적을 기리며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했다.

장의위원장인 원로회의 의장 호명 스님은 영결사에서 “물은 흘러 본래 바다로 돌아가고, 달은 떨어져도 하늘을 떠나지 않는다. 둥글고 푸른 달빛이 비추지 않는 곳이 어디 있겠는가”라며 “불법 가운데 생사가 따로 없고, 거래 또한 무심하지만, 스님의 원적을 맞이하며 새삼 무상의 이치를 절감한다”고 애도했다. 호명 스님은 이어 “현호당 지명 대종사는 45년 동안 전법과 포교 일선에서 부처님의 가르침을 전하고, 사찰 불사와 수행 정진에 매진했다. 종단과 불법의 쇠퇴를 염려하시던 스님의 모습을 떠올리면, 오늘 더욱 애절한 정을 감출 수 없다”며 “이제 한 줄기 향으로 영결을 고하오니 부디 안양국에 왕생하시어 소요자재하시기를 바란다”고 기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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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무원장 상진 스님이 추도사를 하고 있다.
 

총무원장 상진 스님은 추도사에서 “제행이 무상이니, 스님께서는 사바의 연을 벗어나 오고 감이 없는 여여한 모습을 몸소 보이셨다”며 “자애롭던 그 미소를 잊지 못하는 후학들은 아직도 생사거래의 굴레에서 스님을 보내드리지 못하고 슬프고 황망하기만 하다”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상진 스님은 또 “스님께서는 평소 누구를 대하더라도 격의 없으셨고, 천진무구한 화광동진의 행업으로 수많은 불자를 불법의 바다로 이끄셨다”며 “스님께서 보여주신 무량광명은 온 세상을 맑고 밝게 비추고 있으니, 이제 무고안온한 서방정토에서 왕생극락하시기를 기원한다”고 추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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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종회의장 시각 스님이 조사를 하고 있다.
 

종회의장 시각 스님은 조사에서 “유난히 춥고 혼란스러웠던 겨울이 지나고 새로운 봄이 희망을 안고 다가오는데, 스님께서는 무엇이 그리 급하시어 우리를 뒤로한 채 사진 속 모습으로만 남으셨냐”며 “항상 인자하시고 소박하시며, 너그럽고 따뜻한 미소를 머금고 계시던 스님의 모습이 벌써 그립다”고 기렸다.

현호문도회 대표 진견 스님은 “이 자리에 함께해 주신 총무원장 상진 스님을 비롯한 큰스님들과 사부대중 모든 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라며 “저희가 부족해 큰스님을 너무 빨리 보내드리게 되어 마음이 아프고 가슴이 먹먹하다. 큰스님께서 남기신 유지를 잘 받들어 정진하겠다”고 인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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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의 법체가 다비장으로 이운되고 있다.
 

영결식이 끝난 후 스님의 법체는 만장 행렬과 함께 극락전 앞 연화대로 이운됐다. 문도와 신도들은 ‘나무아미타불’을 염송하며 스님의 법체가 지수화풍으로 되돌아가는 모습을 지켜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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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호당 지명 대종사의 법체가 다비되기 앞서 종단 지도부 스님들이 불을 붙이고 있다. 
 

현호당 지명 대종사는 1981년 선암사에서 덕암 스님을 계사로 사미계를 수지하고, 2014년 혜초 대종사에게 건당했다. 2006년 광주·전남교구 종무원 지방종회의원을 시작으로 법규위원회 법규위원, 종정예경실 예경위원, 중앙원로의원 등을 역임했다. 스님은 2015년 종사 법계를, 2023년 대종사 법계를 품수했으며, 지난해 태고사 인수 불사에 기여한 공로로 종정 운경 스님에게 공로패를 받기도 했다. 평생을 전법과 교화에 힘써 온 스님은 3월 7일 법납 45년, 세수 82세로 학천사 염화실에서 열반에 들었다.

스님은 열반 직전 “산문일영무인지(山門日永無人至) 계전백화춘초몽(階前百花春草夢) 팔십생애찰라간(八十生涯刹那間) 막문자아하처거(其問自我何處去). 산문에 해는 길고 사람은 없는데 섬돌 앞 백화는 봄꿈을 꾸는구나. 팔십 생애가 찰라이러니 어디로 돌아가는지 묻지 말아라.”라는 열반게를 남겼다.

-김종만 기자, 사진=일서 스님 총무원 홍보국장

출처 : 한국불교신문(http://www.kbulgy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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